[동남아 1 박 2일] 랑카위 여행

말레이시아|2018. 12. 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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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랑카위 이름은 트레이닝 센터의 교실 이름이라 머릿속에 들어있었을 뿐 다녀온 지금도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도 랑카위에 뭐가 유명한 건지 모르겠다. 타지 생활의 외로움에 훌쩍이고 있을 때 랑카위는 맥주가 싸니 맥주 마시러 가자는 말에 계획 없이 1박 2일로 따라나섰다. 랑카위를 가기 전 검색을 해보긴 했으나 바다가 그리 깨끗하지 않다는 말을 보고 그저 맥주 마시러 가는 곳이라 생각했다. 
  랑카위의 첫인상은 작은 촌 동네 공항. 오키나와나 클락에 갈 적에 이용했던 공항 같았다. 본인이 '하레 온나'라는 동기말대로 정말 지나치게 날씨가 좋아서 모든 게 이뻐 보여서 쿠알라룸푸르에 돌아가서 향수병이 나면 어쩌나 싶을 정도였다. 그랩을 타고 10링깃에 도착한 동기가 예약한 호텔에 갔다. 근처에는 맥도날드, 서브웨이, 스타벅스 등이 있어 나름 중심가에 위치했음을 알 수 있었고 작지만 깨끗하고 말레이시아에서 흔치않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여행을 마무리하며 생각해 보면 이번 여행은 호텔이 다했다. 호텔 바로 앞에는 Cenang Beach가 있었고 그 해변가에는 온갖 유명한 바와 레스토랑이 있었다. 공항에서 전광판 앞에서 세운 계획은 모두 무산되었다. *하레 온나-어딜 가나 좋은 날씨를 몰고 다니는 여자 
  하룻밤을 뚫고 온 메이크업을 지우고 잠시 숨을 돌리고 나가서 해변가를 나갔다. 먼저 해변을 둘러보니 방에서 검색하며 가보자고 했던 Yellow Beach Cafe가 나왔다. 노란 인테리어에 귀여운 소품들, 그리고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는 펍이 있다. 여행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 주변의 이목을 끌며 여자 둘이서 타이거 맥주 타워와 피자, 감자튀김을 단숨에 끝내고 숨 쉴 때마다 좋다 좋다 연발을 하다 해변으로 나갔다. 흥정을 해서 20링깃짜리 파라솔과 베드를 10링깃에 빌리고 누웠다. 나는 그때 24시간 이상 깨어있었기 때문에 모래를 두어 번 손에 쥐었다 흘러보내고 정신을 잃듯 곯아떨어졌다. 다만 뜨거운 햇살과 곱디고운 모래, 살랑이는 바닷바람, 사람들 모두가 그저 좋았고 낮잠 만으로도 이미 랑카위는 완벽했다.
  자고 일어나 보니 동기는 다음으로 갈 바를 해변에서 보트 빌려 주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있었다. 결론은 Yellow Beach Cafe는 Very expensive, The Cliff Langkawi는 Very Very expensive. 어딜 갈지 고민하는 사이 방금 전 바를 추천하던 사람들이 공짜로 제트보트를 잠시 태워주겠다고 했다. 처음엔 흥정인 줄 알고 멈칫했지만 어느새 동기는 뒤에 타고 바다를 달리고 있고 나는 짐을 맡고 있는데 다른 무리가 배에 잠시 타라며 이야기했다. 업체명이 적혀있는데 뭔 일 있을까 싶어서 문자로 업체명과 그 사람들 이름을 동기에게 메시지로 보내고 올라탔다. 
  알고 보니 그 사람들은 장사를 접어야 해서 이섬 저 섬에 있는 손님들을 약속한 장소로 보내주고 물건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납치당하는 거 아닌가 싶은 마음에 걱정했으나 잠시 후 손님들이 타는 걸 보고 걱정하는 마음은 내려놓았다. 해지는 일몰은 너무 아름다웠고, 30분간 바다 위 드라이브는 정말 황홀했다. 내가 걱정하자 안심시켜주려 노력하고 나에게 배도 운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아만과 에이만에게 너무 고맙다 말하고 싶다. 다음날 오면 패러글라이딩 공짜로 해주겠다며 꼭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다음날 보니 300링깃이나 하는 고급 서비스였다. 만나러 가진 않았지만 말이라도 그리 해줘서 고마웠다.
  동기를 잔뜩 걱정시킨 30분의 드라이브 후 또다시 어딜 갈지 고민하는 사이, 우리가 여자 둘이서 맥주 타워를 시키자마자 다 마실 수 있겠냐며 말을 걸던 사람들이 와서 같이 맥주 마시자고 제안했다. 듀티프리에서 맥주를 사서 피자와 함께 먹고 마셨다. 다음 여행지인 태국 끄라비에서 만나기로 한 썸남이야기, 동남아 투어의 첫 목적지 말레이시아 전 한국, 일본을 여행했다는 이야기, 승무원 직업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 왜 랑카위에 왔는지 등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들로 금방 맥주는 비워졌다. 
  랑카위의 처음이자 마지막 밤을 그렇게 끝내기엔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다시 무작정 해변으로 갔다. 캄캄한 해변에는 위대한 개츠비를 떠올리게 하는 초록 불빛들이 수없이 빛나고 있었다. 마음이 뭉클할 만큼 아름다웠다. Cenang Beach에는 밤마다 불 쇼를 하는데 그곳엔 시샤와 간단한 술 종류를 팔았다. 모래사장 위 작은 테이블마다 촛불이 빛나고 있었고 불 쇼는 그 자체를 그리 훌륭하다 할 수 없었지만 인상적이었다. 수도 없이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세상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이 공연을 하니 그저 그 모습이 예뻐 보였다. 마지막엔 다 같이 춤도 추고 불기둥 아래 람보도 하고 다들 광란의 밤을 불태웠다.
공연이 끝나고 잠시 바다로 뛰어들었다. 배영으로 바다에 누워 본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고, 형광 플랑크톤 때문인지 물장구를 칠 때마다 파랗게 빛이 났다. 매우 감성적이 되어서 반짝이는 별과 바닷물 사이에서 빛나는 초록 불빛 보며 우리 인생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수많은 초록 불빛으로 가득하겠지. 혹은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초록 트레픽 사인이 가득하겠지 싶었다. 어느 쪽으로 해석하든 우울했던 나에게는 힘이 되는 메시지였다. 
  돌아가야 하는 날. 체크아웃을 하러 내려가는 길에 엘리베이터에 붙어있는 광고지를 보고 아점을 먹을 곳을 정했다. 체크아웃 후 간 식당에서 비주얼로 압도하는 랍스터와 오징어튀김, 홍합 구이로 구성된 플레이트와 버섯 수프를 주문하고 먹으면서 그제서야 돌아갈 시간을 정했다. 동기는 다음날 매우 이른 아침 출근 있었기에 여차여차 타협해서 두 번째로 늦은 비행기로 돌아가기로 정했다. 근처 몰과 시가지를 둘러보고 20분 발 마사지에 25링깃이란 말에 홀려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숍에서 발 마사지를 받고 마지막 맥주를 마시러 Very Very expensive 하다는  The Cliff Langkawi에 갔다.
  넓고 탁 트인 바다, 한적한 분위기, 살랑이는 바람에 The Cliff Langkawi에서는 전과 또 다른 힐링을 시작했다. 처음은 가볍게 오렌지, 파인애플 생과일주스로 시작. 300링깃짜리 패러글라이딩하는 사람들을 세어보며 스파클링 와인 한 잔씩, 각자 부모님께 영상통화 올리고 현실로 돌아가기 싫다며 울부짖으며 프렌치프라이에 마지막 마무리 맥주 한 잔. 끝끝내 마지막 7시 비행기로 돌아가게 되었다.그리고 그렇게 목적에 충실하게 술 냄새 가득한 랑카위 여행은 끝이 났다. 





호텔 정보
Cenang Plaza Beach

Cenang Plaza Beach Hotel
Lot 2606, Jalan Pantai Chenang, Mukim Kedawang, 07000 Langkawi, Kedah, 말레이시아
상세보기

 청결도 4/5 위치5/5 가격4.5/5

대략적 경비
비행기 표 제외 1인 400링깃/ 2인 800링깃
호텔 + 교통비 + 술값 + 식비
(술값 300링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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