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에어아시아 엑스 승무원 합격후기 (도쿄)

커리어/에어아시아|2018. 12. 6. 10:40

이후 메디컬 이야기는 여기






   2017년 4월, 한참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온갖 노력을 쏟던 중 우연히 일본인을 에어아시아 가족의 지인추천을 통해 뽑는다는 소식을 친구에게서 전해듣고 일본어가 된다는 점을 내세워 인사부에 자기소개 비디오와 함께 메일을 보냈다. 비디오 자기소개에는 나의 이력, 일본어, 에어아시아에 적합한 장점을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활발하고 에너지 넘치는 느낌을 주는쪽으로 편집하고 혹여나 영어발음이 클리어하지 않을까 자막도 달았다. 지금보니 너무 못보겠어서 모든 흔적을 지우고 그나마 남은게 위의 사진... 실제로는 뚱뚱하고 그렇게 까지 이쁘지 않기에 최대한 예뻐 보일 수 있는 각도와 구도를 연구했다.

  답장은 비디오 잘봤고 상의한 후 메일 주겠다는 내용오고 한달이 지났다.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하나 싶었을 무렵 일본 클로즈 인터뷰 인비메일이 왔다. 그저 면접인비 메일일 뿐인데 조이닝 메일인마냥 기뻤다. 부랴부랴 2주 후의 면접을 위해 최대한 살도 빼고 기본적인 답변 다시 체크하고, 옷을 찾아 다녔다. 몇일을 부산 시내에서 옷찾으러 돌아다닌 끝에 우연히 몸맵시를 잘 살려주는 빨간 자켓을 마지막 면접복이다라는 생각으로 샀다.


 전날 미리 일본에 도착해서 에어비엔비에서 예약한 숙소에 짐을 풀고 있으니 친절한 호스트가 다른 게스트들을 소개시켜주며 일본어와 영어로 즐겁게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여유롭게 보냈다. 그날 산책을 하며 느꼈던 기분좋은 바람을 잊을 수가 없다. 면접당일, "넌 될꺼다. 넌 뭘 해도 될 사람이니 된다."등등 모두의 엄청난 응원을 들으며 출발 너무 고마웠다. 에어비엔비 호스트 정보는 여기



면접장은 에어아시아 재팬 일본 사무실.
  이전 시부야에서 보았던 면접같은 형식을 기대했으나 평소와 전혀 달랐다. 1차 캣워크, 2차 장기자랑, 3차 짧은 파이널일거란 나의 기대와 달리, 3차만 진행 되었다. 가장 당황했던 것은 면접관이 말레이시아인 1명, 일본인 1명으로 영어와 일본어 질문이 둘다 들어온다는 점이었다. 일하고 나서 알았지만 면접관들은 모두 승무원 부서의 보스들이다. 대부분 사무장들이고, 다른 사무장부터 주니어 승무원까지 모두 관리한다. 그리고 어시스트해주시던 분은 HR의 어드미니스터였다. 에어아시아는 수평적인 분위기를 가진 회사임을 생각하고 주니어가 사무장에게 이야기하듯 유쾌하지만 적당히 예의를 차려 이야기 하면 될 것 같다. 



  에어아시아 메일 받기 전, 싱가폴 베이스의 젯스타에 가고싶은데 그 회사는 일본어가 가능한 한국인을 원했기에 일리터의 눈물을 독해하며 일본어를 나름 열심히 공부할 때였다. 하지만 면접이 영어로 진행 될 거라 생각했기에 영어만 계속 준비했어서 당황했던건 사실. 될놈될이다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반가운 마음과 감사한 마음으로 면접에 임했다.


면: 그래 반가워. 근데 처음이야? 어디서 본거같아.
저: 사실 이거 두번째야. 도쿄인터뷰에서 파이널 봤었어. 기억해주니 고맙다.
면: 그래. 또 와줘서 고마워. 두번째라고 불이익 없으니 걱정마.
저: 그래? 고마워. 안심이 좀 되네
면: 근데 왜 떨어진거같아?
저: (예상은 했지만 당황) 글쎄 여러 이유가 있겠지.. 내가 그때 미성숙했을 수 있고 나를 충분히 못 보여 줬을 수 있지. 나중에 듣기론 그때 면접관들이 일본인 지원자를 더 선호 했다 하더라고.
면: 맞아. 그땐 정말 급했었어. 다시 와줘서 고마워.
저: 다시 기회를 주니 내가 고맙지. 나 정말 너희 팀이 되고 싶어.
면: 너를 표현해봐.
저: 내 소개를 할께. 내이름은 한국이름 뭐뭐고
면: 피아!(이력서에 크게 적혀있음)
저: 그래. 피아라 불러줘!! 암튼 어디서 일하고 어떻고 저쩧고 그래서 나 정말 너희 회사에 팀원으로서 공헌할 수 있을거야.
면: 너 한국에서 온거야??
저: 응. 당연하지. 에어아시아는 어메이징하고 진짜 드림컴퍼니니까. 올만하지 
면: 고마워. 오는데 얼마 들었어?
저: 2만엔(일본어로. 영어가 생각이 안났어요) 미안 잠시 기다려줄래?? 나 긴장했나봐 생각이 안나...2만엔들었어
면: 그럼 달러로 얼마야?? 
저: 200만달라??
면: 에? 그렇게 비싸?? (두분다 빵터짐) 에어아시아에서 돈 많이 줘야겠는데??
저: 으아. 내가 긴장해서 실수했네 200달라야ㅋㅋㅋㅋ내말은 그렇게 느껴졌단거지.
면: 난 다됐어. 너 물어볼거 있음 물어봐.
일면: 지금부터는 일본어로 말하겠습니다. 일본어로 답해주세요.
저: 네.
일면: 지금 일한관계가 좋지 않은데 피아씨는 이에 대해 어찌 생각하고 어떻게해야 해결될 수 있다 봅니까?
저: (속으로 대 당황. 왜 너한티 물어봐..최대한 중립적으로 말하자.)저는 서로 입장차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면: 그럼 누가 누구를 이해해야한다는 거죠? 누가 잘못했나요?
저: (일본이 사과해야지만 중립으로) 그런 문제가 아니라 양국 모두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 봅니다.
면: 쟤가 뭐래?
일면: 내가 이거 물어봤는데 서로 이야기를 해야한데.
저: 맞아. 사실 정치적으론 사이가 안좋을진 몰라도 실제로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을 좋아해. 그러니까 한국인들 일본 관광 많이 오잔아. 그리고 내 일본 친구들도 너무 착하고 나이스하다고. 나 걔들 좋아해.
면: ㅋㅋㅋ 그렇지. 그래그래. 하나더 물어봐
일면: 일본어 어떻게 공부했나요?
저: (오타쿠라 말할 수 없으니) 주변에 일본인 친구가 많았고 영화, 드라마를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면: 일본에 산적 있나요? 발음이나 인토네이션이 일본인 스러운데...
저: 칭찬 감사합니다. 아쉽게도 아직 일본에서 생활한 경험은 없습니다.
일면: 독학으로? 굉장하네요. 아까 드라마 보면서 일본어 배우셨다 하셨는데 어떤 드라마가  가장 좋았나요?
저: (당황... 영어로도 답변이 없는데. 머리 하얌) 오센이란 드라마를 가장 좋아합니다.
일면: 오센? 그게 뭔가여?
저: 와식(전통일식)을 만드는 드라마인데 오카미상(안주인)이 히로인인 드라마입니다.
일면: 왜 좋은가요?
저: 드라마를 보며 일본의 식재료, 요리방법, 배경, 의상을 보며 일본의 미적감각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미적감각=미감[비깐] 그런데 제 발음이 엉성했나봐요)
일면: 미칸? 그게 뭔가요?
저: sense of beauty
일면: 아 미적감각! 그래 이상입니다.
면: 그래 오늘 고맙고 가도 돼.
저: 오늘 너무 고맙고 고마워.


 다시 대기실 돌아다서 다른 지원자들과 이야기하며 페북 친구 맺다가 저녁 같이 먹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먹으러가자 그런 이야기 하는데 어시스트해주시는 분이 다시 오셔서 면접관이 나를 다시 보고 싶다고 해서 불안해 하면서 들어갔다.

저: 들어가도 될까? 불렀다고 들었어.
면: 미안해. 일본어 혹시 읽을 수 있니?
저: 응 읽을 수 있어. ( 1리터의 눈물 원서 3회독이 전부...)
면: 그럼 이거 읽어볼래?
저: (기내문이 아닌 취업에 대한 신문 기사였어요. 타이틀은 못읽겠어서 본문부터 읽었습니다.)
면: 어디 읽은 거야?
저: (손으로 가르키며) 이 단락 6줄 정도 읽었습니다.
면: 쟤 일본어 읽을 줄 아네. 그래 정말 가봐도 돼.
저: 다시 기회 줘서 고맙고 편안하게 해줘서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 ( 나옴)


 나오니 다른 지원자들이 궁금해 하길래 일본어로 답해주고 마지막 지원자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저녁 먹으러 가기로 하며 화기애애 해서 어시스트 하시던 분이 저희한테 원래 알던 사이냐 물어볼 정도. 이미 퇴사했지만 아직도 연락이 닿고있고 그중 한명은 젯스타제팬에 조인하여 간혹 연락하고 있다. 소중한 인연들을 얻었던 순간이었다.




3일후 다른 지원자들은 다 쏘리 메일을 받았고 저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하며 보름 기다려 골든메일을 받았다.





승무원 준비를 하면서 느낀건

1. 될놈될이고 주관적인 평가가 많기 때문에 운이 어느정도는 작용한다.

2. 공격적으로 지원하는 사람이 먼저 합격한다.

3. 혼자서 바꿀 수 있는 점(다이어트, 자세등)을 먼저 바꾸면 기간을 줄일 수 있다.

4. 채용은 언제 중단될 지 모른다. 뜨면 바로 지원해야한다. 다음 기회가 3년후 혹 10년 일 수도 있다.




 이후 메디컬 이야기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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